내게 카파도키아의 벌룬이라는 것은 단순히 관광지에서의 이색 투어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언젠가 잡지에서 지구가 아닌 듯한 곳에 떠오른 커다란 벌룬의 사진을 보았을 때 나는 그 사진을 오려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고,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했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왔다.
벌룬은 정말 커다랬다. 벌룬에 비하면 사람이 타는 바구니의 공간은 정말 코딱지만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파일럿을 포함해 스물 두명이나 탄다. 벌룬에 공기를 넣고 부풀려서 데우는데 시간과 사람이 많이 필요했다.
드디어.. 많은 풍선들이 일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어릴적 동화책에서 보던 하늘을 나는 풍선. 높이높이 날아 저 아래로 산과 들과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풍경을 장애물 없이 보여주는 꿈같은 그 풍선이었다. 더구나 여기는 카파도키아가 아닌가. 내셔널지오그래피에서나 보던 신기하게 생긴 지형을 하늘 높은 곳에서 안개와, 벌룬과 함께 보고 있자니 그림 속에 있는 기분이 든다.
한시간여의 아쉬운 벌룬 투어는 끝났지만 꿈이 현실이 되고나면 드는 허무함같은것은 없었다. 벌룬은 여전히 내게 아름다운 환상이고 카파도키아는 그 벌룬과 어울리는 멋진 장소이다.
부디 오래오래 그 아름다움이 변함 없기를...
Wednesday, December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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