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봤던 사막이다. 산이라곤 멀리라도 보이지 않고 길이라곤 똑바로 뻗은 고속도로 하나 뿐인 가도 가도 왠지 끝날 것 같지 않은 그 사막의 풍경 때문에 내가 가고 있는 곳이 실감이 잘 나질 않았다. 역시나 허허 벌판에 우리 둘만 덜렁 떨궈놓고 버스는 출발해 버렸다.
어디선가 느끼하게 생긴 아저씨가 나타나 호텔을 찾느냐며 호객행위를 시작한다. 황토색 줄무늬 양복에 기름발라 넘긴 머리, 둥그렇게 나온 뱃살에 시가까지.. 아저씨... 만화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고리대금업에 종사하시는 악당스럽다.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 곳이라고 자기 호텔로 오라지만 우리는 묵묵히 짐을 싸서 일단 가던 길로 걷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접근하는 또다른 호객꾼. 이번에는 온통 일본어로 도배한 빨강색 차다. 역시나 Where are you from으로 시작한다. 코리아라 했더니 자기 한국 이름이 만복이란다. 나참... 이 동네도 엄청 상업에 물들었나보다.
이 동네는 우째 이리 애들이 많은걸까. 어느 골목이건 한무더기씩 우글우글이다. 게다가 외계 생물체를 본 애들처럼 열이면 열 하나같이 다 할로할로 난리다. 어떤 애들은 5분 이상씩 쫓아오기까지 한다. 그렇게 집들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데 이 애들은 다 뭘까. 한 집에서 열명씩이라도 낳은 걸까. 팔미라는 대표적인 유적 관광지인데 관광객 하나하나한테 다 이러는 걸까. 알 수가 없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팔미라에서 또다시 투어를 했으나 돈만 아까웠을 뿐. 다리품팔며 걷는 쪽이 나을 뻔 했다. 어쨌건 팔미라는 거대하고 멋졌다. 그리고 이런 고대에 만들어진 돌로 된 건축물들이 도시의 모습을 안고 남아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휑~ 유적 기둥 사이로 바람이 분다. 사람이 우글우글 살고 있었던 옛날의 원래 모습이 무척 궁금하다. 고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돌들을 재단하고 조각한 걸까. 특히 목욕탕 같은 시스템은 요즘보다도 더 정교하고 완벽하게 만들었었다던데. 사람의 기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대단한가보다. 팔미라의 유적을 보고 있으면 완벽한 고대 도시의 모습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나저나... 유적의 관리 소홀을 한낱 개인인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이런 방치는 너무한거 아닌가? 국가적 차원에서 뭔가 조치를 해야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모여 대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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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아저씨와 프랑스 친구 두명, 미국에 산다는 한국인 한명과.
팔미라 트래디셔널 식당.
맛은 있었으나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인 바.. 비싸다는 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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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안개로 좌절.
그러나 신비로운 유적의 모습을 보았다.
무척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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