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December 3, 2009

셀축. 작고 아담한 터키의 시골도시

밤새도록 달려 아침 8시 셀축 Selcuk에 도착했다.
아무리 편안하고 훌륭한 버스라도 버스는 버스인지라 잠은커녕 몸이 무척 힘들었다. 머리는 까치집에 얼굴은 퉁퉁 부어서 휑한 도로 한복판에 내려졌다. 성실한 서빙청년이 친절하게 짐까지 내려준다. 가만히 앉아서 주는 거 먹으며 졸고 가는 것도 힘든데 몇 시간에 한 번씩 밤새도록 사람들 시중드는 청년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
마음 같아서는 수고했다며 팁이라도 주고 싶었으나.. 마음만 고맙도록 한다.

그나저나 사진... 왜이렇게 된거지??
수정작업할때 졸았나보다.. -_-;; 그러나.. 다시 손볼 엄두는 안나는 관계로.. 그냥 올리심

동네 빵가게조차 이런 모자이크로 돼있다.

황새 둥지.
황새는 없다. 비수기라서?

숙소 바로 뒤에 성 요한 교회가 있었다. 입장료 5리라.
에페수스에 가야하는데 들어갈까말까 망설이다 결국 들어간다.
방치란 무엇인가..
몇천년도 더 됐을법한 고대 도시의 유적들이
풀밭을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다.
이래도 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시 마을로 돌아와 길거리 상점에서 터키식 샌드위치를 하나 먹는다.
여전히 소세지는 옆구리에 끼웠다 빼서 굽는가보다.
그래도 마가린을 살짝 발라 구운 빵에 야채와 같이 먹으니 먹을만했다.
.
고대 유적의 문양.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나름 박력있다.
.
어제 꼴딱 밤새워 버스타고 온 주제에 걸어서 에페스를 가기로 한다.
가는길에 있는 조그만 마을은 수수하고 소박하고 정겨웠다.

에페스까지 쭉 뻗어있는 멋진 길.
흙길과 잔디길과 보도블럭길, 시멘트길이 있다.
왜?
어쨌거나 반짝반짝하는 햇살에 시원한 바람이 간간히 불어준다
사진도 찍고, 가끔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며 천천히 갔다.
.
잠자는 7인의 교회 Seven Sleepers
아까 외국인을 태우고 가던 마차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다가와 타고가라며 손짓을 하신다.
박군, 할아버지의 흥정에 말려들었다.
가지고 다니는 에페수스 지도를 주르륵 펼치며 이마~~~안큼 멀다고 걷긴 힘들단다.
자기가 입구까지 태워주면 걸어서 내려오는 것이 편할 거라며...
깎아준단다. 25리라? 노노~ 웃으며 거절하는 우리들이 흥정을 한다고 생각하셨나보다.
아, 까짓것, 그래! 20리라에 가!
열심히 손짓하시는 할아버지에게 우리가 졌다.
결국 마차를 탄다. 마차에 달린 요란한 장식물들이 달롱달롱 흔들린다.
나름 재미있다.
얼마 안가 잠자는 7인의 교회 Seven Sleepers의 유적에 내려주고 잠시 보고 오란다.
괜찮은 서비스.

에페수스.. 신약성서에도 나오는 이 유서 깊은 고대도시에
내가 발을 딛고 서는 날이 오다니.

크리스트교가 퍼지면서 아르테미스 신전의 돌들이
아야소피아 성당과 성 요한 교회를 짓는데 쓰이기 위해 빠져나가
아르테미스 신전은 복구가 불가능하게 됐고 일부만 남아 있다고 한다.
허물어지고 낡고 오래된 몇 개의 기둥만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얼마나 화려했던 신전인가를 알 수 있었다.

원형경기장 안에서 한국어로 된 찬송가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며칠 전 사마티아 숙소의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본 것 같다.

역시나... 셀축에서도 고양이는 여전히 영업중이다.
하나.. 안살텨? 라고 묻는듯.

No comments:

Post a Comment